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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현동 인쇄골목을 그대로 옮겨 놓은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진행하고 있는 '인현동 인쇄골목' 전시회에 다녀왔다.

현재의 모습을 옮겨 놓는 단순한 전시회가 아닌 이야기가 있는 전시회로

과거와 현재 앞으로의 인현동 인쇄골목의 이야기와 인쇄기계와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처음으로 가본 서울역사박물관

무엇보다 좋은건 이곳에 전시하고 있는 거의 모든 전시회는 무료 관람이 가능하다.

'거의'라는 단어를 쓴 이유는 그 넓은 박물관을 다 다녀보지 못해 혹시나 하는 생각에 적었지만 

이날 본 모든 전시회는 무료 관람이 가능했다.


2016년 8월 5일부터 10월 23일까지 했는데 전시회 소식을 늦게 접해 지금은 볼 수 없지만 

최대한 자세한 설명으로 아쉬움을 달래본다. 


세상을 찍어내는 인현동 인쇄골목 전시회


서울역사박물관은 무료로 다양한 전시회 및 사진 촬영을 하면 이쁘게 나오는 풍경이 많아 연인은 물론 아이들과 함께 가족나들이 코스로 추천하고 싶은 곳이다.


전시회 입구 디자인이 이쁘다. 

서울역사박물관에서는 사진촬영이 가능하다. 단, 후레쉬를 사용하면 안된다.


무엇보다 재미있던건 인현동 인쇄골목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각각의 전시실이었다.

인현동 골목골목 돌아다니면서 사진 촬영을 많이 했는데 정말 비슷하게 옮겨 놓았다. 

간판 유리에 붙어있는 커다란 글씨들 모두 그대로이다.

직접 가보고 싶으신 분은 지하철 충무로 역(4호선)에서 내려서 가면 된다.

말 그대로 골목이기에 골목골목 많은 인쇄관련업체들이 있다.

혹 길 잃을까 걱정될 수도 있지만, 길은 통해 있으니 계속 걷다보면 새로운 길이 나오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훈도방주자동지' 1621년


'주해천자문 목판' 19세기


'불도장' 

일제강점기 (글자나 그림을 새긴 놋쇠를 불에 달궈 표지에 표시하는 용도로 사용한 도구)

지금의 박, 형압과 같은 기능인듯 싶다.


인쇄활자판들


과거 글자 하나하나 맞춰서 인쇄했다면 요즘 인쇄형식은 '마스타인쇄'와 '옵셋인쇄', 그리고 최근들어 많이 이용하는 '디지털 인쇄' 이렇게 3가지 방법으로 크게 나눠진다.

일반적으로 양식 또는 단색의 보고서등에 많이 사용하는 '마스터 인쇄'는 오랜기간 많은 사랑을 받아 왔다.

품질은 좋지만 '옵셋인쇄'의 높은 비용 때문에 '마스터 인쇄'를 한 과거에 비해 지금은 '디지털인쇄기'의 보급으로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마스터인쇄'가 저렴한 원인은 '마스터페이퍼'라는 특수용지의 인쇄판을 이용해 제작하기 때문이다. 

대량 인쇄시 망점이 망가져서 소량인쇄시 사용하고 옵셋인쇄처럼 망점의 세밀한 인쇄는 어렵다.


반면 '옵셋인쇄'는 좋은 '인쇄품질'과 '대량인쇄'가 가능한 인쇄기계로 CMYK별 'CTP'라는 판을 이용해서 인쇄한다.

첫 판 제작시 이 'CTP판'이 몇개나 나오느냐에 따라 단가 차이가 나기에 소량으로 인쇄하면 비용이 높게 책정된다. 

하지만 대량인쇄로 진행하게 되거나 올컬러로 제작시 부수와 가격대비 가장 합리적인 단가가 나온다.

예전에는 필림을 출력하고 그 필림으로 'CTP판'을 출력해서 인쇄했는데, 필림출력 없이 바로 'CTP' 출력이 가능해져서 과거에 비해 비용도 더 내려가게된 이유가 된다.

'옵셋인쇄'의 경우 색상 교정도 중요한데 마음에 드는 색을 맞추기 위해 시범인쇄는 필수이고 작게는 200장 많게는 500장 정도의 시범인쇄를 해서 색상을 맞춘다.

과거 필림출력할 때는 CMYK판의 필림을 빛으로 보면서 교정 하고, 수정부분은 필림에서 바로 수정하고, 수정이 어려울 시 해당 필림만 다시 출력하면 되는데 지금은 인쇄전 'CTP판'으로 교정을 볼 수 없기에 인쇄 시범 출력시 교정부분이 발견된다면 참 낭폐다.


'디지털인쇄기' 보급은 점차 많아지고 있다.

CTP 등 부수적인 출력없이 컴퓨터에서 바로 출력으로 진행되기에 단가는 저렴하다. 물론 품질은 옵셋에 따라가지 못해 카다로그나 브로셔, 리플렛 등 고급인쇄는 피하는 편이고, 전반적으로 교재, 보고서, 소량의 포스터 등 많이 사용한다.

매번 '인쇄전시회'가면 다양한 종류의 '디지털인쇄기'가 나온다. 

그리고 이젠 인쇄 외에도 접지부터 제본까지 책이 되어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직접 시연된 인쇄물을 본 시점에선 부족한 점이 보여 당분간 '인현동 인쇄골목'은 지속되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무섭게 따라오는 인쇄기기의 발전을 보면 차츰 추억의 골목으로 변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 또한 되게 된다.

암튼.. 사설이 너무 길어졌다.


'지형' 

연판을 뜨는데 사용하는 종이(위 이미지는 충무로에 있었던 동판인쇄에서 썼던것이라고 한다.)


'활자 보관함' 

국문, 한문의 활자를 보관했던 함


'활자 주조기'


'활판 인쇄기'


민주화 운동을 함께한 인현동 인쇄골목 그리고 그당시 인쇄물들


'명함 인쇄기' 

지금은 명함이 너무 흔하지만, 이 당시의 명함은 힘들게 만든 만큼 귀하게 대접 받았지 않았을까 싶다. 


'수동 압착기'

책 제본할때 필요한 압착기, 형틀이 그 세월을 보여주는 듯 싶다.


'CTP판'

위에서 말한 옵셋 기계에 들어가는 CTP 판이다.


인쇄소 안의 풍경을 꾸며 놓은 전시..

종이.. 잉크.. 등


'명함인쇄기'

인현동에서 지금도 사용하는 명함 인쇄기 중 하나이다. 

현재는 옵셋 명함이 저렴하게 나와 좀더 독특한 명함을 원하는 분들이 이러한 곳을 찾고 있다.


'압착기'


'재단기'

요즘 재단기는 모두 자동화고, 크기도 커서 옆에서 재단하는 모습만 봐도 무서운데 이 재단기는 조금 덜 위험해 보인다.


'미싱' 

지금은 중철, 무선 등 다양한 제본 형식이 있는데 과거에는 진짜 미싱으로 박았나 보다.

요즘 미싱용어는 옷감에 미싱을 한듯한 모양으로 선에 맞춰 작은 바늘 구멍을 만들어 (- - - -) 쉽게 뜯어지게 한다는 용도로 사용된다.

(예 : 쿠폰, 문어발 전단 등..)

그래도 손제본이 아닌 이상 이 또한 기계지만 미싱으로 제본이 된다면 아나로그적 감성을 불러올듯 싶다.  


'금박기'


'동판' 

박 종류를 찍기위해 필요한 동판


책 케이스 철심을 박는 대형 호치켓츠라고 해야되나 싶다.


'책등 홈기계'


'접지기'


'압착기'

시간이 흐르면서 좀더 편하게 그리고 좀더 많은 책을 압착하기 위해 조금씩 변화되는게 보인다. 


'청타기'

기계에 셋팅되어 있는 수천개의 활자를 세밀한 조작으로 골라내 찍어내는 청타기로 우리가 알고 있는 타자보다 더 세밀한 작업이 필요할 듯 싶다. 


이젠 거의 사라진 식자 인쇄하는 어르신을 동영상으로 보여준다.


언젠가는 추억이 될 삼발이 오토바이도 아직은 인현동 인쇄골목을 활기차게 다니고 있다.

왠지 인현동 인쇄골목 전시회가 과거를 돌아보는 전시회이면서도 앞으로 잊혀질 인쇄풍속에 대한 그리움을 미리 느끼고 오게 된거같다.

세월이 빨리 흐르는건.. 

아니 보다 편리한 세상으로 바뀌는건 좋지만 투박한 나무의 압착기처럼 이젠 그런 모습이 조금 더 그리워 지는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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