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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북리뷰

[BOOK] 가해자들

맑은하루!! 2024. 8. 21. 17:50

 

 
 
제목 : 가해자들
작가 : 정소현
출판사 : 현대문학


 
책의 크기는 작지만... 
읽을 때는 술술 읽히지만...
읽고 나서 생각이 깊어지는 책이다. 
 
모두가 손가락질하는 1111호 여인...
그 여인이 그렇게 될 때까지 
과연 주변은 아무 잘못이 없던 걸까?
 
너무 착해서 
모든 걸 참아내며 견뎌보려 했던 모든 것이
쌓이다 한순간에 무너져 버렸다. 

'외로움이 만들어낸 실체도 없는 소리가 엄마의 삶을 잡아먹었다.' 윤서의 독백을 책에서 말한다.

 
마치 박스 안에 갇힌 생쥐가
박스 안 먹이(치즈)를 다 먹고
더 이상 먹을 것이 없을 때 
자기 자신의 몸을 먹는 모습과 비슷하다. 
 
1112호 여인...
엄마의 전철을 밟는 거 같아
눈물로 고백하는 윤서...
아마 1112호 여인은
윤서와 같은 따뜻한 누군가의 말이 필요했을지도 모른다. 

윤서의 진심이 뭍어나는 글
"저는 아줌마가 애쓰며 사신 거 다 알아요. 그리고 아줌마가 좋은 사람이라는 것도 잘 알아요. 이렇게 돼서 너무 죄송하고 슬프네요."

 
내 주변에 1112호 여인과 같은 사람은 없을까?
앞만 보고 나가서
뒤에 힘들어하는 여인을 생각하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닐까?

무관심한 동네 주민을 표현한 글...
'누군가가 만들어내는 소음과 진동에 어느 정도는 지쳐 있어 가해자의 마음을 조금은 헤아려볼 수 있을 법한데도, 단 한 명도 그녀에 대한 연민을 드러내지 않았다'
혹, 그 속에 내가 있는건 아닐까? 조심스레 생각해 본다.

 
이 글을 읽으면서
과거 아이 초등학교 때 한 아이의 엄마가 생각났다. 
사소한 말에도 날카롭게 싸움을 하는
학교에서 유명한 엄마였다. 
점심시간 아이들이 많은 상황에서
한 아이 엄마를 잡고 화를 쏟아 냈다. 
주변에 있던 엄마가 나한테 가서 말리라고 했고
그저 아이도 많으니까 참으시라고...
아마 이렇게 이야기 했던 거 같다. 
그리고 다음날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주고 돌아오는데
싸움을 하던 아이 엄마가 날 잡는다. 
당신이 뭔데 싸움을 말리냐?
화를 길에서 소리소리 지르며 낸다.
처음엔 황당해서 나 역시 화를 냈다. 그러다 어느 순간
그 아이엄마가 안쓰럽고 위로해 주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럴 수도 있었겠다. 그랬구나... 이야기를 하고
안아주었다. 
그런데.. 그 아이 엄마가 가만히 있었다. 
내가 다독 다독하며 안아주기만 했는데 모든 게 다 해결이 되었다. 
아마 그 아이 엄마도 힘든 시기였을 것이다. 
그리고 윤서가 1112호 아줌마에게 한 진심 어린 이야기처럼
(너무 늦어 1112호 아줌마가 받아들이지 못했지만...)
그 아이 엄마도 무언가 느껴졌나 보다. 
 
그리고... 
윤서가 엄마(1111호)처럼 되어가는 게 아닌가 하는 뒷장에 글이 있는데
난 윤서는 엄마처럼 안될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1112호 아줌마에게 전한 이야기 속에 답이 있다. 
윤서는 분명 엄마와 같은 길을 걷지 않을 거라 믿고 싶다. 
소설인데 감정이입이 된다. 
신기하다.. 소설 안 좋아 하는데...
 
윤서 곁에 윤서와 같은 친구가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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