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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장석주 시선집 

 

 

책을 독서모임 시간 다되 벼락치기 하듯 읽다가

시집.. 음 책이 얇겠군.. 

이번엔 금세 읽으리라...라는 생각에 바로 책을 구매했다.

 

시 딱 2편 읽었다.

그리고 가만히 책을 덮었다.

 

모든 것을 다 설명해 주는 소설이나 수필, 인문서와 달리

시는 작가가 함축해 놓은 여러 가지 의미를 생각하며 읽어야 돼서

쉽게 책이 넘어가지지 않았다. 

 

그리고 책을 덮으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시도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 전시물을 설명해 주는 도슨트처럼 

시를 설명해 주는 안내자가 있으면 좋겠다.

 

더 나아가 얼마 전 포스팅한 

'미술관을 빌려 드립니다'처럼

https://oksunnyday.tistory.com/162

 

[BOOK] 미술관을 빌려드립니다

1년에 책 한 권 읽기도 어려웠는데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독서모임을 하게 되었다. 다양한 종류의 책을 읽어야 되는데 독서 편식이 심해 소설 인문학 이런 책을 거의 안 읽다 보니 살짝 걱정되

oksunnyday.tistory.com

시를 풀어서 쉽게 이야기해주는 책도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과 함께...

 

미술작품과 마찬가지로

시 역시 읽은 사람에 따라 그 느낌이 달라진다.

그래서 글은 짧지만

의미는 무궁무진한 거 같다.

 


 

그래서 시부터 읽는 건 무리라고 생각하고

시는 건너 뛰고 ㅎㅎ

 

4부 

'사자 새끼가 사자 소리를 내는 것'부터 읽었다.

시를 읽는 데 도움이 될까 싶어서..

 

그리고 그냥 제목 그대로 읽기로 했다.

모르면 모르는 데로

시간이 흐르고 다시 접했을 때 그땐 이해되리라 하고...

 

'비가 온다'라는 표현이 있다.

하늘에서 비가 내린다고 '비가 온다'고도 하지만

나는 비가 나에게 다가온다라고도 읽혀진다.

여기에 시는 '비가 온다'

'점, 점, 점, 사나워지는 누에들의 뽕잎 갉아먹는 소리'(주용일, 봄비) 이렇게 표현한다. 

 

'언어의 금욕주의'

'언어를 버리고 나아가는데 시가 있다.'

'도끼날을 휘두르되 도끼날은 보이지 않아야 한다.'

그래서 어렵다. 시는..

보이지 않는 언어를 찾고

그 속에 숨어 있는 도끼날을 발견해야 된다.

 

책에서

'시는 경험의 진술도 아니요, 오래된 기억도 아니다.'

'의미를 갖고 노는 놀이'라고 한다.

'시인은 온갖 사물들과 연애를 하지만, 사물에 몰입하지 못하고 그것을 뒤집어 이면을 본다'고 한다.

그래서 시는

'하찮은 것의 숭고함과 실패한 것들의 창백한 진실, 비루한 것의 장엄함에 바치는 한숨 섞인 헌사'라고 표현한다.

그리고

'일상생활에서 시를 줍는다'라는 표현도 한다.

그런데 보여야지 줍지..ㅎㅎ

 

쭉 읽다가...

84번째 글에

작가가 좋아하는 시인 중 천상병 시인 이름이 보였다. 

젊은(?) 시절 우연히 접한 천상병 시인의 '귀천'은 나에게 잔잔한 울림이 되었다.

그리고 잘 잊어버리는 내가 제목과 시인 이름을 여전히 기억하고 있다.

'시 = 천상병 시인의 귀천' 이렇게...

 

뜬금없지만 여기서 귀천에 대해 잠시 이야기하련다.

 

귀천

천상병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가톨릭 신자인 천상병 시인은 동백림 사건으로 누명을 받아 모진 고문으로 몸과 정신이 많은 고통을 받은 시인이다. 

그 힘든 상황에 쓴 시가 귀천이라고 한다. 

그리고 높은 대중적 인지도에 비해 수능에는 한 번도 출제된 적이 없다고 한다. 

수능시험 보고 수험생이 하늘로 돌아가 버릴까 바 안낸다는 농담이 있는데

약간의 모순이지만 시가 너무 아름다워서 수능시험에는 안내는게 좋을 거 같다. 

 

장사익 선생이 시를 기반으로 부른 노래도 있는데

포철 박태준 회장의 장례식에서 추모곡으로 쓰이기도 했다고 한다. 

 

암튼 본론으로 다시 돌아와서..ㅎㅎㅎ

 

장석주 시 중

'겨울나무' 시는 다른 시에 비해 직설적이며 좀 쉽게 다가온 시다. 

겨울나무의 아름다움을 알기에 더 마음에 와닿았을 수도 있다.

시인의 표현처럼

'깡마른 체구로 서 있습니다.'

나무는 깡마른 체구지만

그 잔가지에

주황색 전구 빛을 맞으며 내리는 아름다운 함박 눈

그 눈이 소복이 꽃을 피운 나무를 본 누군가가 있다면

그 깡마른 체구의 아름다움을 잊지 못할 거다.

 

또 

'밤하늘은 아름답다'라는 시에서는

'호수에 떠도는 야광 눈' 

여기서 야광 눈은 내가 느끼기에 하늘 별로 느껴졌다.

내가 느끼기에 그렇게 느껴졌다.

 

그리고

알 수 없는 짠함이 느껴지는 시도 있다.

'다시 첫사랑의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면'

'난 아직 그 길에 서있다.'

그 서 있는 이 길이 지금의 첫사랑일 수 있다.

작심삼일도 좋다

계속 가자

계속하고 싶은 일을 도전하자

 

독서모임 때

한 친구가

'우리에게 더 좋은 날이 올 것이다' 시중 마지막 부분

'더 멀리 한없이 가버리자' 이 부분이 마음에 들었다고 한다.

난 이 부분만 보고

뭔 말이야??라고 했는데...ㅎ

시를 처음부터 끝까지 천천히 읽어보니 

어떤 의미인지 조금은 알듯하다.

 

또 재미있는 표현이 있다.

물론 시 전체를 읽으셔야 겠지만...ㅎㅎ

'희망이 없다면 절망이다!

절망도 없다면 양말이다!

양말?? 뭘까요?

제가 느낀 양말은 선물이랍니다

 

'고인' 이란 시 중

'내가 오랫동안 텅 빈 무대 위에 혼자 서서

무대가 없다고 툴툴대기만 했기 때문이다'

그 있는 곳이 무대인데... 지금이 그 무대인데... 

 


 

시라 리뷰할게 없을 줄 알았는데

리뷰를 시처럼 하고 있다..ㅎㅎ

 

솔직히 반 이상은 이해가 잘 안된다.

도끼날을 못 찾았고

그 의미를 못 찾았지만

추후 다시 이 책을 열었을 때

조금 성숙해진 경험을 통해 이해될 거라 믿는다.

 

암튼... 참 어려운 게 시인 거 같다. 

독일인의 사랑을 3번인가 읽었는데

읽을 때마다 참 어렵다.

이게 뭔 말이야... 했는데

시... 음 역시 어렵다...

 

천상병 시집을 다시 찾아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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